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

Q. 7살 저희 아이는 조용한 아이입니다. 과격하게 노는 친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앉아서 만들기를 하거나 인형놀이 하는 친구들을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마음 맞아 노는 친구들이 한정적이고 특별히 친구를 찾거나 하지도 않아요. 집에 친구들이 놀러 와도 조금 시끄럽고 과 격한 놀이가 된다 싶으면 혼자 떨어져 나와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며 어울려 놀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땐 아이가 외로울까 싶어서 같이 놀아보라고 하거나 괜찮은지 물어보면, 아이는 저 놀이는 재미없어서 안하고 싶대요. 나중에 친구들이 다른 거 하면 같이 하겠다고 하고요. 저는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아 보이는데, 주변 엄마들은 별 걱정을 다한다고 하거든요. 제가 외향적이기도 하고 해서 잠깐씩 따로 노는 아이가 염려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 사회성 괜찮은 건가요?

사회성이 발달하는 시기인 7살. 아이의 사회성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걱정이시군요. 우리 아 이가 사회성이 잘 발달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당연한 바람일거에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걸 보면 왜인지 모르게 안심되고 기분 좋고, 친구들과 함께 있지 않고 겉도는 모습을 보면 걱정되고 마음이 쓰입니다. 사회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일거에요.

사회성이 좋은 아이?? 어떤 아이가 사회성이 잘 발달하고 있는 아이인가요?

보통 사회성이 좋은 아이, 라고 하면 어떤 아이가 떠오르시나요. 친구들을 이끌며 노는 아이? 친구들을 배려하고 친절한 아이? 인기 있는 아이? 공부를 잘하고 똘똘한 아이? 싸우지 않고 늘 갈등없이 지내는 아이? 때로 우리는 ‘사회성’의 의미에 대해 오해하곤 합니다. 사회성 이 잘 발달한다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린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렇 게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선호 한다를 기준으로 본다면 내향적이거나 탐구하는 욕구가 강 한 아이들에게는 사회성 발달이 잘 안된다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성이 잘 발달되고 있다는 것은, 이런 선호도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사회성 발달을 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충분 조건들.

물론, 다른 사람과의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사회성이 발달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과 혹은 잦은 시간이나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지는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요. 사회성이 발달하는 데는 이것 이외의 다른 조건들이 필요 합니다.

자신과 친구의 감정을 인식하고 공감하고 표현하는 능력

아무리 친구들이 많고 잘 어울리는 것 같아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친구가 어떤 것에 불쾌해하는지 기뻐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과연 사회성이 좋은 걸까요. 사회성이 발 달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나의 감정과 친구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때로는 내가 불쾌한 것을 친구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이것은 갈등을 만들기도 하지만 해결하고 더 돈독한 관계로 만들어주지요.

경청하는 능력.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내 생각대로만 끌고 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 중에 오히려 인기가 많고 이끌며 노는 아이도 있지요. 하지만, 사회성 발달이 잘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강하게 주장해 아이들을 이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말을 듣고 이를 수용할 줄 아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경청은 아주 중요해요. 경청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면, 부모님 과 대화를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말을 잘 경청해주시는지, 아이가 부모님의 말을 경청하는지 이를 통해서 말이죠.

부정적 감정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능력과 조절능력.

불쾌한 감정이 들었을 때, 친구에게 ‘싫어’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이를 무조건 참고 배려하는 것은 사회성 발달이 잘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요. 반대로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친 구를 미는 행동을 보인다면 곤란하겠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할 줄 알면서 말로 ‘나는 OOO게 하는 거 안좋아해. 그만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와의 갈등을 견디는 능력.

사회성이 발달한다는 것은 결국, 너와 내가 다름을 이해하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겠지요. 그렇다면 서로간의 갈등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친구와 싸우거나 다툼이 있는 것 자체가 사회성을 가늠하기 보다는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이것을 어떻게 견디고 조율 하려고 하는지입니다. 나랑 생각이 다르다고 울기부터 하는지, 삐져서 안논다고 하지는 않는 지 혹은 이 갈등을 피하려 친구에게 다 맞추지는 않는지 관찰해 보세요. 어떨 때는 아이가 스 스로 해결하기도 하지만, 부모님이 잘 견디고 해결될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회성 발달은 여전히 진행 중,

질문을 해주신 부모님의 고민을 보면서, 아이가 위의 이야기 한 능력들이 또래 친구들과 보았 을 때 어떻게 관찰되시는지 보아주시면 좋아요. 친구들과 때로 어울리는 것이 좋지만 잠시 떨 어져 혼자 시간을 보내다가 또 어울리는 것을 선호할지도 모르지요. 그 모습이 아이가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려는 행동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 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의견이 충동될 때마다 불편해서 빠져나오는 것이라면 부모님의 도움 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불편해한다고 해서 무조건 편한 친구들과 놀게 하기 보다는 여러 아이들과 어울릴 경험 자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사회성 발달 에 필요한 조건들은 여전히 발달 중이고, 아이는 여전히 자기중심성을 가지고 있는 시기입니 다. 그래서 어른들의 기준으로 성숙한 사회성이 아닌, 조금 투박스럽고 다듬어지지 않아 보이 더라도 하나씩 안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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